어머니의 손가락 (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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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미 2,900 3 2003.04.07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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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손가락 (펀글)



내가 결혼전 간호사로 일할때의 일이다.

아침에 출근해 보니 아직 진료가 시작되기에 이른 시간이었음에도25살 남짓 되보이는 젊은 아가씨와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아주머니가 두 손을 꼭 마주잡고 병원문앞에 서있었다. 아마도 모녀인듯 했다.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 아주머니..아직 진료 시작 될려면 좀 있어야 하는데요.. 선생님도 아직 안오셨구요.. "

" ..... "

" ..... "

내 말에 두 모녀가 기다리겠다는 표정으로 말없이 마주 보았다.업무 시작 준비를 하는 동안에도 두 모녀는 맞잡은 손을 놓지 않은채 작은 소리로 얘기를 주고 받기도 했고..엄마가 딸의 손을 쓰다듬으면서 긴장된..그러나 따뜻한 미소를 보내며 위로하고 있었다.잠시 후 원장선생님이 오시고..나는 두 모녀를 진료실로 안내했다.진료실로 들어온 아주머니는 원장님께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 얘..얘가...제 딸아이예요...예..옛날에..그니까..초등학교 들어가기전에..외가에 놀러갔다가 농기구에 다쳐서 왼손 손가락을 모두 잘렸어요.. .....

다행이 네손가락은 접합수술에 성공했지만...근데....네...네번째 손가락만은 그러질 못했네요.......

다음달에 우리딸이 시집을 가게 됐어요..사위될 녀석...그래도 괜찮다고 하지만...그래도 어디 그런가요..

이 못난 에미.....보잘것 없고 어린 마음에 상처 많이 줬지만..그래도 결혼반지 끼울 손가락 주고 싶은게..이 못난 에미 바램이예요..

그래서 말인데....늙고 못생긴 손이지만 제 손가락으로 접합수술이 가능한지........ "

그 순간 딸도 나도 그리고 원장선생님도 아무 말도 할수가 없었다.원장님은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못한채.." 그럼요..가능합니다.

예쁘게 수술 할수 있습니다. "라고 했고..그말을 들은 두 모녀와 나도 눈물을 흘릴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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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3

과일촌님의 댓글

과일촌 2003.04.08 20:56
갑자기 엄마가 보고싶다..ㅠ.ㅠ 7살때 부터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5남매 키우느라 고생하신 엄마를 위해 나는 무얼하고 사는지.... 항상 못해준것 같아 죄송스럽기만 해. 엄마의 사랑은 애기 낳아봐야 안다고 그러던데 정말 그런걸까!

아리&깜코님의 댓글

아리&깜코 2003.04.07 02:28
글만 보고 덧글은 내일 달려고 했는데....ㅠ.ㅠ 그래...엄마의 사랑은 정말 그 깊이를 알 수가 없을거야. 설마 의사가 정말 수술을 해줬을까.......ㅠ.ㅠ 내가 딸이라면....그런 수술은 절대 받지 않을거야. 부디..부모님의 사랑을 느끼라는 의미에서만 그치는 글이었으면 참 좋겠다... 그 수술이 이루어졌다는 얘기는...안 들렸으면 좋겠어... 우리를 사랑해 주시는 것만으로 충분해... ㅠ.ㅠ

유은미님의 댓글

유은미 글쓴이 2003.04.07 00:55
엄마의 마음~~ 어렸을때는 몰랐었다 나이가 들어가며 서서히 엄마의 걱정하나하나가 가슴으로 느껴지게 되었다 나이가 들어 아이를 낳으면 비로서 엄마의 마음을 안다고들 한다.... 엄마에게 오늘 전화해서 사랑한다는 말이라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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