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여름으로 여름이 가을로 가을이 겨울로 변해 가듯 시간은 끊임없이 흐르고 흘러 어느덧 10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갑작스러운 루루와의 이별이 견디기 힘들 만큼 고통스러웠던 시간들이었지만 그 순간들 모두가 모래시계 속의 모래알처럼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이별의 순간은 마치 겨울에 매섭고 차가운 바람에 앙상한 가지만 흔들거리는 나무처럼 쓸쓸하고 아렸지만 시간이 흘러 봄이 오면 새싹이 돋 듯 그렇게 새로운 것들을 위해 살아가야 하나 봅니다.

이제는 제법 루루의 빈자리가 익숙해졌지만 루루가 남긴 발자국과 우리가 함께한 날들은 찬란한 꿈처럼 내 마음 속에 영원히 새겨져 함께 동행하는 것 같습니다.

추억은 방울방울 떨어져 이별의 아픔이 익숙해진 지금도 아련히 루루의 흔적을 떠올리게 합니다.

가끔 혼잣말로 "루루야! 냠냠이"를 외치면 내게로 쏜살같이 달려와 행복한 미소를 띄우며 꼬리를 흔들어 줄 것만 같은 그런 행복한 상상을 합니다.
잠자리에 누웠을 때 내 품 안에 안겨 팔베개를 하던 사랑스런 모습이 그립습니다.
너무나 사랑스러워 여기저기 쓰다듬고 그 말랑거리는 발바닥과 그 꼬질꼬질한 냄새 마저 그립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컴퓨터 앞에 앉아 내 옷 품 속에 마치 캥거루처럼 또아리를 틀고 잠들던 그 모습이 그립습니다.

10년이라는 시간으로 어느새 인생의 계절은 여러번 바뀌어 나 또한 나이 든 나무처럼 성장했습니다.
비록 철부지처럼 좁디좁은 이 울타리 같은 세상에 타협해가며 살아가고 있지만 내 가족, 나의 소중한 가족을 위해 애써야 함을 깨달아 갑니다.

루루와 함께 했던 소중한 추억을 가슴에 품고 떠올리며
우리 가족이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한번 뿐인 인생을 위해 슬픔이 아닌 행복했음을 후회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도록 주어진 또 한 해를 살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