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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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미 3,054 2 2002.10.0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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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한 가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가족은 엄마와 아들뿐이었죠

그래도 그 모자는 행복했습니다. 천사같은 깨끗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았으니까요.

하지만 그 행복도 잠시, 아주 큰 불행이 그 모자를 덮쳤습니다.

그건 바로 불이 난 것이었죠. 그것도 아주 큰 불이요.

자고 있는 사이 일어난 일이라 어머니는 놀라 밖으로 나왔지만

아들은 나오지를 못했습니다.

어머니는 말리는 사람들을 뿌리치고 아들을 구하러 뛰어들었습니다.


아주 위험한 길을 건너고 건너 드디어 아들을 구해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큰 화상으로 얼굴 반쪽이 일그러진 상태였습니다.

아들과 어머니는 겨우 목숨을 건졌지만

불로 인해 정말 알거지가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을 다른 가정에 입양을 보냈습니다.

꼭 다시 돌아오리라는 약속과 함께 ...

아주 긴 시간이 지나고 지나

어머니는 겨우겨우 아들의 집으로 갔습니다.

하지만 아들은 냉정히 어머니를 문 밖으로 떠밀었습니다.

":어머니.. 왜 오셨어요. 어머니의 그 얼굴 다른 사람이 보면 어쩌려구요.

정말 창피해요...."

어머니는 그 말을 듣고 애써 태연한 척 하며 등을 돌려 버렸습니다.

하지만 그 날은 아들의 23번째 생일이였습니다.

모으고 모은 돈으로 겨우 겨우 곶감 몇 줄을 샀지만........... 건네 주지도 못했습니다.

어머니는  가난히 그리고 외로이 살았습니다.

직장을 구하러 다녀도 그 흉한 얼굴 때문에 항상 쫓겨나게 되었지요.

어느날 아들이 결혼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너무 기분이 들떠 어서 빨리 아들에게로 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돈이 없어서 몇년을 미뤘죠

몇년이 지나고 아들은 처음으로 편지와 손자의 사진을 보냈습니다.

어머니는 정말 들떠 당장 아들의 집으로 떠났습니다.

늙은 몸으로 긴 길을 떠나는게 힘들었지만

어른이 된 아들모습을 볼 생각을 하니 정말 힘든걸 몰랐습니다.

겨우 아들의 집으로 도착을 해보니.

이상한 연기가 가득했습니다.

집엔 아무도 없는것 같아

그냥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불이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어서 나오려고 했지만 어렴풋이 들리는 아이의 울음소리....

그건  5살 밖에 안되는 손자가 우는 소리였습니다.

어머니는 옛날 아들을 구했던 고통의 기억이 생각났지만

손자를 구하기 위해 그 타오르는 화마의 곳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손자를 품에 안고 급히 뛰어나왔죠.

불구덩이에 몸이 다 일그러지고 많은 연기로 숨은 막혀오고

괴로웠지만.. 늙은 몸이지만 아들의 생각으로 살짝 미소가 고였습니다.

하지만 문 밖에 나오자 사람들의 얼굴이 희미하게 보이다가 다시 어두워졌습니다.

어머니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 ......................'
맞벌이 부부였던 아들와 아내는 불이 났다는 소식으로 급히 병원으로 갔습니다

아들이 기침을 하며 아들의 목덜미에 매달렸습니다.

"아빠!!"

"오.... 몸은 괜찮니?"

"아빠.. 어떤 할머니가 우리 집에 들어와서 날 안아줬어."

"할머니??"

이 말에 아들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의사에게 그 할머니를 물어봤죠

"발견되었을땐 어떤 할머니 품에 아이가 안겨있던 걸요? 하지만 그 할머니의 신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어요."

"어디있나요?"

"송구스럽지만......"

의사는 아들과 함께 영안실로 갔습니다.

그리곤 ..

"이 할머니가 아들의 은인입니다."

의사는 그 할머니의 얼굴에 덮혀있는 흰 수건을 거두었습니다.

아들은 그 걸 보는 순간 와락 주저 앉아 통곡해 울었습니다.

흰 수건의 밑의 얼굴은 바로 자신의 어머니 였습니다.

자신이 떠밀고 바라보지 않았던 어머니가

자신의 행복을 지켜주었습니다.

의사는 또 한가지 말을 전해주었습니다.

"저 할머니가 그 사건현장에서 쓰러지며 말씀하신 말이 있습니다.

우리 아들 곶감이 아직도 집에 있는데 그것좀 누가 가져와달라고...

직접 손에 쥐여 먹여주고 싶다고... "

아들은.. 처음으로 어머니를 안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흉한 얼굴에 처음으로 입을 맞추었습니다.

아들은 깨달았습니다.

그 흉한 얼굴은 더이상 피하고 싶은 더러운 존재가 아니라

행복을 가져다 주는 가장 사랑하는 것이라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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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유은미님의 댓글

유은미 글쓴이 2002.10.10 09:53

저도 이야기 읽다가 그만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어요 주루룩..... 청승맞게 시리. 흐러더군요, 부모님한테 우리 효도하면서 나중에 돌아가신담에 부등켜 안고 울며 불며 후회하지 않도록 열심히 사랑하며, 효도하며 살아요

넬리母님의 댓글

넬리母 2002.10.08 07:42

이 이야기...아는 이야기인데도....순간 눈물이 나는군요...세상에서 가장 큰게 뭔지는 우리가 다 아는게 아닐까요. 그것이 정말 진정으로 제일 크다고 느끼는 순간도 더 이상 효도를 할 수가 없는 죽음의 순간이 아닐까요..에궁...정말정말 효도해야하는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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