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날수록 더 보고 싶어요

페이지 정보

하늘구장 201 2024.01.27 08:00

평점

  • 평점 : 0점 (0명 참여)

본문

시간이 지날수록 더 보고 싶어요

은퇴 이후 저희 부부는 고향으로 귀농했습니다.
어느 날 비닐하우스에서 마늘 싹을 꺼내는
작업을 하다가 아내는 몸이 안 좋은지 
집으로 돌아와 누워있더군요.

“밥도 안 먹고 왜 누워있어?”

제가 아내에게 궁금해서 묻자,
아내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여보 당신도 나처럼 그래?
나 여기가 불룩 튀어나와 있어.
여기 배 좀 만져 봐..”

반신반의하며 찾아간 병원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간암입니다.
큰 병원으로 가셔야 합니다.”

대학병원에서 간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아내는 색전술도 어렵고 이식도 어렵고
항암치료도 효과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아내에게 3개월밖에 남아있지 않다는
선고를 했습니다.

이후 병원에 입원한 아내를 간호하며
매일 기저귀 8장을 받아내고
물티슈로 얼굴과 몸을 정성으로 닦아주며
저는 아내에게 조용히 말했습니다.

“여보… 정말 미안해…
고생만 시켜서.. 정말 정말 미안해…
나와 인생을 함께해서 고맙고 또 고마워…
정말 정말 미안해!”

아내는 눈물을 주르륵 흘리더니
병원 복도가 울리도록 너무나 쩌렁쩌렁
슬프게 울었습니다.

그것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대화를
나누지 못한 채 아내는 54세라는 나이에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너무 보고 싶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로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아내가 보고 싶습니다.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아내를 꿈속에서라도
보고 싶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보고 싶어요

우리는 사랑 곁에 주렁주렁 조건을 달아놓습니다.
그리고 세상의 잣대로 사랑의 조건을 평가합니다.
과연 무엇이 남을까요?
남는다 한들 남은 것 중 어느 하나라도
사랑보다 값진 게 있을까요?

# 오늘의 명언
상처는 물에 닿으면 아팠던 게 더 아파지거든요.
그래서 비가 오면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더 아픈거래요.
– 류시화 시인 –


추천인
  • 추천해 주세요
10
하늘구장 - 회원등급 : 숲/Level 127 - 포인트 : 1,477,215
레벨 127
경험치 2,420,664

Progress Bar 54%

- 가입일 : 2015-12-31 10:45:37
- 서명 :
- 자기소개 : 잘 부탁드립니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남겨 주세요

shadow2fox
오늘 할 일
2018-05-23 1,533
shadow2fox
비판
2019-11-01 1,454
shadow2fox
Total 2,2588113 페이지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 다시 일어나세요. 그리고 성공하세요 shadow2fox 2024.02.24 122 0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shadow2fox 2024.02.24 184 0
📸 성공이란 무엇인가? 하늘구장 2024.02.24 134 0
📸 옷장 속의 재킷 하늘구장 2024.02.21 147 0
📸 인생은 단막극이 아닙니다 하늘구장 2024.02.19 150 0
📸 경청의 기술 하늘구장 2024.02.17 135 0
📸 부정적인 기억을 이기는 방법 하늘구장 2024.02.16 149 0
📸 마음이 즐거우면 몸도 즐거워진다 하늘구장 2024.02.12 149 0
📸 삶은 하나의 거울입니다 하늘구장 2024.02.11 172 0
📸 나이 듦의 지혜 하늘구장 2024.02.10 161 0
📸 아물지 않는 상처는 없다 하늘구장 2024.02.07 172 0
📸 누구나 말 못 할 사정이 있다 하늘구장 2024.02.04 163 0
📸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 하늘구장 2024.02.03 176 0
📸 사랑의 부족 하늘구장 2024.02.01 148 0
📸 모종과 잡초의 구별 하늘구장 2024.01.31 196 0
📸 타임 푸어 하늘구장 2024.01.30 153 0
🚩 시간이 지날수록 더 보고 싶어요 하늘구장 2024.01.27 202 0
📸 그릇의 크기 하늘구장 2024.01.25 175 0
📸 내 딸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하늘구장 2024.01.22 156 0
📸 이 세상 곳곳 어른아이가 숨어있다 하늘구장 2024.01.20 173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