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엄마가 보고 싶을 때가 있다
페이지 정보
짧은주소
-
https://yadolee.com/goodtext/3307 주소복사
평점
본문
엄마와 나는 특별한 둘만의 여행을 떠났습니다.
우리는 노을 지는 해변을 함께 걸었습니다.
그날따라 유난히 예쁜 노을이 하늘을 수놓았습니다.
선선했던 바람이 기분 좋게 머릿결을 흩날려 주는
행복한 저녁이었습니다.
친구도 아닌 엄마와 단둘이서
이렇게 아름다운 해변을 걷다니…
퇴근하고 집에 가면 부엌에서 보던 엄마의 등.
그 굽은 등을 오늘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여러모로 이상했지만, 이상하리만큼
좋았습니다.
“엄마, 여행 오니깐 좋지?”
“우리 엄마 보고 싶다.”
엄마의 엉뚱한 대답은 내 걸음을 멈추게 했습니다.
엄마의 우리 엄마. 바로 외할머니였습니다.
오래전 요양원에서 세상을 떠나신 외할머니가 보고 싶다는
엄마의 말에 나는 살짝 당황했습니다.
엄마는 외할머니와의 가슴 아픈 사연을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어느 날 외할머니가 엄마에게 전화해
말씀하셨단다.
“현자야, 요양원에서 엄마 좀 데려가 주라.”
“엄마, 이제 곧 큰 집으로 이사 가니깐
그때 모시러 갈게요.”
그로부터 얼마 후 외할머니의 부고 소식이 날아왔습니다.
엄마는 당시 고3 수험생이던 나를 장례식에 데려가지 않았고,
대신 내가 외할머니에게 쓴 편지를 무덤에
묻어 주셨습니다.
그 후로는 엄마는 외할머니 이야기를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긴 세월 꽁꽁 묶어 두었던 그리움이
오늘 불쑥 튀어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우리 엄마도 이런 예쁜 광경 한 번쯤은 보고 가셔야 했는데.
엄마는 못난 딸이라 이런 데 한 번도 못 모시고 왔어.
좁고 불편한 집이어도 거기서 모셔왔어야 했는데.
고생 안 시켜드리고 싶은 욕심에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던 게 후회돼.
그게 살면서 제일 후회돼…”
외할머니 이야기를 마친 엄마가 울기 시작했습니다.
덩달아 나도 함께 울었습니다.
처음부터 나의 엄마였던 엄마도 딸이었다는 것을,
잊고 살았나 봅니다.
처음으로 내 곁의 엄마가 나의 엄마가 아니라
엄마를 그리워하는 여린 딸이구나,
싶었습니다.
– ‘엄마야, 배낭 단디 메라’ 중에서 –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내 마음속에 담아두는 일입니다.
그리움 때문에 가슴이 저린 것은
그 사람이 지금 내 곁에
없기 때문입니다.
살면서 그런 날이 있습니다.
아무 이유 없이 부모님이 사무치게 그리운 날.
여러분은 어느 순간 부모님이
그리웠던 날인가요?
# 오늘의 명언
사랑했던 시절의 따스한 추억과 뜨거운 그리움은
신비한 사랑의 힘으로 언제까지나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게 한다.
– 그라시안 –
추천인 1
Progress Bar 35%
-
[이슈와 관심] "법원 잘못 인정할 기회 주겠다"…구속 임박하자 출석해 '여론전'2025-01-18
-
[좋은 생각] 뿔과 뿌리는 원래 하나다+12025-01-18
-
[생활 정보] 네이버페이 클릭 적립 16원 - 2025년 1월 18일자2025-01-18
-
[좋은 생각] 초승달과 별 하나2025-01-17
-
1 [생활 정보] 네이버페이 클릭 적립 16원 - 2025년 1월 17일자+12025-01-17
-
1 [좋은 생각] 돈의 가치2025-01-16
-
1 [생활 정보] 네이버페이 클릭 적립 13원 - 2025년 1월 16일자+12025-01-16
-
[스크랩 게시판] 닥쳐•응징2025-01-15
-
[일일 메모장] 동감이에요 기분 좋은 잠자리 되세요2025-01-19
-
[일일 메모장] 할까 말까 할 때는 하라라는 유명한 조언도 있 듯 몸 컨디션만 나쁘지 않다면 외출해서 멋진 시간 보내세요2025-01-18
-
[유머와 NSFW] 두 번째 사진은 보정이 과해서 다른 인물로 보이네요2025-01-18
-
[유머와 NSFW] 칼라파워 정말 오랫만에 들어보는 ㅎㅎㅎㅎ2025-01-18
-
[일일 메모장] 갈라치기 하고픈 마음은 없고요 이번 MZ 세대라는 분들 특히 젊은 여성분들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수고의 박수를 보내드려요{이모티콘} {인스타그램}2025-01-16
-
[일일 메모장] 날은 춥지만 잠은 잘 올 것 같아요 좋은 꿈 꾸세요2025-01-15
-
[일일 메모장] 따듯한 잠자리 되세요2025-01-15
-
[일일 메모장] 따뜻한 저녁 시간 되세요2025-01-11
댓글
첫 번째 댓글을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