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내 남자 친구를 소개합니다...(무지 기니까 여유있을때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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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리母
4,434 10
2004.09.08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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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보다 2살 많은 36살이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란 남자다.
고시공부를 하기에..
부모님과 떨어져서 혼자 신림동
고시촌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를 알게 되면서 난 고시생들이
얼마나 공부를 안하는지 알고 잠시 놀래기도 했었다.
너무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모습에
일부러 피하기도 했었는데...
저돌적으로 다가왔기에..서서히
나도 빠지게 되었다.
그가 했던 말때문에...
"여동생이 결혼한다고 해서 매제될 사람을 만났는데
교제기간도 짧은데 결혼하기는 그렇지 않냐는 질문에
결혼할 여자를 알아보는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라고 했는데 그 말 지금 이해가 된다"
요 말 때문에...-.-
사실,,그가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결혼이야기를 꺼냈을때는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도 있고..
고시생이 결혼을 해서 안정적으로 공부를
하려나보다....말도 안돼...라고 생각했었고
결혼얘기를 꺼내면 거부반응을 보였었다.
그러나, 내 생활 전반에 걸쳐서 집요하게
잔소리하고...고치려는 그 모습에...
마냥 착한 남자가 좋다고 생각했던
내 사고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똑소리나고...못된 소리도 거침없이 하는 그...
우리 집에 와서는 바로 이동장을 찾아서
샤미를 데리고 가버린 그...
할머니가 짱순이를 요구했을때처럼 당황했었다.
누군가에게 제일 소중한 것을 달라는 말은
쉽게 하지 못하는데..너무도 쉽게 하는 그에게
처음에는 상당히 적응하기 힘들었다.
내가 운동을 시작한 것도...
그의 이상형은 운동하는 여자이기 때문이었다.
한 귀로 듣고 흘리기에는 간섭이 장난이 아니었다.
심지어 운동을 안한다고 화도 마구 냈었다.
참 어이가 없었다.
그러나, 언젠가 운동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은
항상 마음 속에 있었기에...
결국에는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우리 집에 왔을때 그에게 내 방을 안 보여주려고
사수했었지만..내가 한 눈을 파는 사이에
내 방을 보고야 말았다.
그가 내뱉은 말...
"지금까지 살면서 본 방중에서 이렇게 더러운 방은
처음 봤어......"
-.-
나도 내 방이 더럽다는건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날은 그다지 더럽지 않은 날이었음에도..
그는 상당히 놀란 표정으로 아주 진지하게 말을 했었다.
그때부터는 나의 지저분함에 대한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우리의 대화를 누가 엿들었다면 웃었을 것이다.
암튼,,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타인의 말에 방청소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는데..
(그리고 내 친구들은 그걸 당연하게 여기고
내 차를 타면 일단 청소부터 시작하는 버릇이 있다.-.-)
그가 너무 집요하게 간섭을 해서 그런지...
아니면, 나도 이제 깔끔하게 살아볼까나..라는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던 무렵이라서 그런지..
나는 방청소도 하기 시작했다.-.-v
여자들 마스카라하니까 이쁘더라는 그의 말에는
순간 버럭 화를 냈었지만..
결국 지금 마스카라를 바르면서 눈매가 너무도
달라보여서 나도 즐겁게 바르고 있다.-.-
그렇게 나에 대한 그의 조련은 끊임이 없다.
난 옛날부터 듣기 좋은 소리만 하는 사람보다는
입바른 소리를 많이 해주는 친구를 더 좋아했었다.
그래서 아마도...그의 잔소리가 씨가 먹혔던 것 같고..
조금씩 남들처럼 살아가는 모습을 갖추는 내 자신에게
나도 대견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물론, 과거에 얼마나 방탕하게 살았으면 아직도
고시공부를 하냐는 은근한 놀림..
나도 마구 한다.-.-v
그렇다. 그는 방탕하게 살았던 것 같다.
그가 말하는 그의 과거이야기를 들으면 절로
입이 벌어질 정도이다.
그럼, 나도 질세라..나의 방탕했던 과거이야기를 한다.
그런 대화를 나누고도 우린 서로 웃으면서 놀린다.-.-
우린 참 많이도 다르다.
그는 대학시절 같이 자취를 했던 아주 착한 친구를
보고 못된 자신의 성격을 많이 고쳐야겠다고 생각했었고
많이 고쳤다고 한다.(믿을 수 없지만...)
반대로 나는 항상,,,바보처럼 살지 말라는 말을 들었었고
이제 약게 살아야겠다...꼭..그런 각오를 하지만
무너지곤 했던 삶을 살았었다.
그렇기에,,,,우리는 서로의 가진 모습에
적응하는데 꽤 힘들었던 것 같다.
그러나, 서로가 가진 장점을 보면서 각자가 가진
단점을 고치고 조금씩 융화되었던 것 같다.
물론, 최근까지도 이 남자랑 헤어져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날 지배할 정도로 난 심적 갈등을 많이 겪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이 들수록,,,,
만약에 세상에 정말 인연이 있다면
우리가 인연일거라는 생각은 줄어들지 않았다.
아니,,,,그도 그렇고 나도 점점 강해지기만 했다.
그는 A형이고 나는 AB형이다.
그가 제일 싫어하는 피가 AB형이란다.-.-
쩝...
싸울때는 피까지 들먹인다.
우리 엄마도 AB형을 제일 싫어했는데
결국에 우리 가족은 엄마빼고는 몽땅 AB형인걸..ㅋㅋ
암튼, 루루홈 식구들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음을
밝힌 것도....최근에서야 나는 완전히 그를
인정하기로 마음을 먹었기 때문이다.
다른 커플들은 잘 모르겠다.
우리는 많은 대화를 나눈다.
싸우면, 바로 대화로 푼다.
꿍하게 냉전기간을 두지 않는다.
물론, 그렇게 된데에는 내 가치관이 크게 좌우를 한 것 같다.
누구 잘못인지 잘잘못을 따져야지.....냉전????
난 그런 사고방식이다.
반대로 그는 지금까지 사귄 여자와 헤어진 이유를 보니
너무도 얼토당토한 말이나 행동을 하는 그에게 여자들이
삐져서 말도 안하고 지내고...그로 인해서 그도
말도 안하고...그렇게 관계가 차츰 소원해져서 헤어진 것 같았다.
난 그 여자들 심정 십분 이해가 된다.
그는 이기적이고 욕심쟁이다.
자기가 틀려도 죽어도 인정하지 않으려고 우기는 경향이 있다.
글이 너무 길구나..쩝...
그치만, 나의 일상에 관한 이야기..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그와 나의 미래는???
글쎄다...남녀관계는 한치 앞도 알 수 없다고 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그의 성격을 모두 받아줄 수 있는 여자
쉽게 찾을 수 없을듯하다.-.-
마찬가지로, 나의 모습을 보고 100% 이해를 해주는
남자도 찾는게 쉽지 않을 듯하다.
그도,,,나도,,,우린 헤어질 수 없는 인연임을 강하게 느낀다.
그러나, 결혼을 생각하면 난 가끔 혼란스럽다.
지금은 그가 결혼 후 이야기를 꺼내면
나도 꽤 많이 적응은 했지만..아직도 완전히
결혼한 내 모습을 상상하기란 어렵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이모가 해줬던 말이 생각이 난다.
"인연을 만나면 이 남자랑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법이다..."라고 했던 말...
결국에 별 일이 없으면 우린 결혼을 하게 될 것이다.
한번은 그가 밤에 배가 고파서 내게 전화를 해서는
감자를 어떻게 삶냐고 물었었다.
난 잠시만....이라고 대답하고 엄마한테 물어봤다.
그러나, 단순히 물의 양만 신경쓰면 될줄 알았는데
엄마가 하는 말은 무지 복잡하게 들렸다.
그래서 그에게 밖에 나가서 사먹으라고 했다.
잘 모르겠다구...-.-
만약에 다른 커플이라면 아마도..
여자가 그것도 모르냐?
모르는게 어때서? 등등...의 대화가 오고 갔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일단 우리 둘 다 잘 모르니 그냥 넘어가고
그 후에....우리가 몰랐던 부분에 대해서 대화로서
답을 찾아낸다.-.-v
못된 성격을 가진 그의 큰 매력중에 하나이다.
그가 처음 우리 집에 왔을때...
엄마,아빠의 표정..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부모님도 내 결혼에 대해서는 거의 포기를 했는데
딸이 집에 남자를 데리고 오다니...
그때 부모님의 어리둥절해하시는 모습..
이게 꿈이 아닌가..하는 모습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는 우리 부모님께 듬직한 모습을 보였었고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내 기분 또한 뭔가 알 수 없는
흐뭇해짐을 느꼈었다.
그의 이런 저런 요구에.....사랑하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해야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던 내게..
그는 그랬었다.
"사랑하면 상대방이 원하는 걸 해주고 싶지 않을까?
너도 나한테 바라는거 있으면 말해~"
맞다..그 말이 맞는 것 같았다.-.-
합리적으로 말하면 인정을 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사귀는 초반에 그가 내게 많은 잔소리를 했던
기간이었다면,,지금은 내가 잔소리를 많이 한다.
고시생이라면 밥만 먹고 공부만 하는줄 알았는데..
그는 참으로 농땡이다.
저렇게 공부해서 뭘 하겠냐..
붙으면 그건 사기다....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지금은 생각이 좀 바뀌었다.
귀한 장남이 원하는 것은 뭐든지 들어주는 분위기에서
그는 너무 안일하게 공부를 했었고...잠깐 바짝 공부를
하고 나서 결과가 좋지 않으면 실망하고..
그리고 공부에 대해서 잊고 다른 길로 새고..
그런 일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특히나 고시생이 줄기차게 연애를 했다는 것만 봐도..
날 꼬시려고 노력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그에게....이번에 안 붙으면 다시 고시공부하는거 난 반대다..
라고 했었다.
난 진심으로 바보같은 집착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말한건데.........
그가 그 이후로 좀 변한 것 같다.
그도 마찬가지로 합리적인 내 잔소리에는 찍소리 못한다.
내년에 있는 시험은 그렇다쳐도...내후년까지는 반대라는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아마도 내년에 결과가 안 좋다고
해도 그는 내후년에도 도전을 할 것 같다.
일단, 그는 고시공부외는 할줄 아는게 없고, 아마도 그의
부모님도 그걸 바라실 것이기에..그는 그만두지는 않을 것이다.
그의 부모님이 자식덕을 보자고 그러시는 것은 아니다.
다만,당신들이 공부에 대한 한이 있으셔서..
장남이 공부하는걸 아주 좋아하신다.
오히려 공부 그만 할까..라는 그의 말에 꼭 붙을거라고
격려를 해주시는 분위기다.-.-
나도 내년이든 내후년이든,,,,,그가 결국에 시험은
패스할 것 같다....
난 그가 인권변호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수많은 가난하고 힘이 없어서 더 억울한 그런 사람들을
돕는데 남은 여생을 바치려는 그런 멋진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와 결혼하면 우리는 서울에 살게 될 것이다.
이미,,,,함께 살 보금자리에 대한 대화도 끝낸 상태다.
물론, 그가 장남이기에....그의 부모님과 같이 살아야할
날도 오겠지....
그런 날이 온다면 난 꼭 확인해보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여자들이 결혼해서 효녀가 된다는 말..
정말인지.....직접 확인해보고 싶다.
그가 사시를 패스하고 연수원에 다니게 되면
그의 월급은 백만원 정도라고 한다.
그의 첫 월급은 그의 부모님께..그리고 두번째 월급은
우리 부모님께.....드리기로 약속도 해놓은 상태다.
그를 알기 전에는 툭하면 내게 시비를 걸던
부모님이 지금 많이 변하셨다.
특히나, 내가 많은 면에서 '인간'의 모습을 서서히
찾아가는 모습을 보고 그에 대한 믿음이 더
강해지신 것 같다.
난 그와 싸우면, 그의 불리한 점을 엄마한테 말한다.
그게 말이 되냐고?? 얘기하면서....
그럼 우리 엄마는 그의 편을 든다.-.-
내가 지금까지 만난 인간중에 가장 못된 성격을 가진 그..
그러나 우리 엄마가 권사님이 되신 날..
우리 친오빠네에서 전화도 안와서 엄마가
속상해하실 때..
자신이 떳떳하게 전화를 할 상황이 아닌데도
우리 집에 전화를 걸어서 엄마를 기쁘게 해드렸다.
그런, 남자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외국에 나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고..
가끔 나 스스로 나의 효심에 놀라기도 하는 요즘이다.-.-
훔냐....글이 무지 긴 것 같다.
그러나, 오늘 한번만 남자친구 이야기를 하고
이제는 하지 않을 것이기에.....길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는 강아지 셋..고양이 셋이 있다.
강아지 셋은 내가 키우고 있지만
고양이 셋은 그가 키우고 있다.
그가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그의
어머니는 그의 집에 오지 못하셨다.
그의 어머니는 동물을 싫어하시기 떄문에
그가 오지마시라고 한 것이다.
아마도 그의 부모님과 같이 사는 기간동안은
내 강아지들은 지금 우리집에 있어야할 것이다.
그러나, 요즘 부모와 신혼부터 평생 같이 사는 자식은 없다.
그걸 바라는 부모님도 흔하지 않은 세상이다.
그의 고양이는 하나이고..나머지 두 녀석은 내
고양이라는 사실을 그의 어머니는 알지 못할 것이다.
고양이 셋은 철저하게 그가 좋아서 우겨서(-.-)
키우는 것으로 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의 강아지들....
나의 강아지들은 내가 보살필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보금자리에서 제일 큰 방을 아이들
방으로 하기로 이미 약속을 했다.
대부분, 결혼한 부부가 키우는 동물을 계속 못 키우는 이유는
양쪽 부모님들의 잔소리도 있지만..
결국에 아이가 생기면서 자신들이 감당하기 힘들기도 하고
새로 태어난 아기의 자리가 너무 커져서 그런 것이다.
내가 그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것도
그가 원하는 것을 잘 들어주면 마찬가지로 내가
원하는 것도 현명하게 관철시키려고 노력하면
씨가 먹힐 성격이라는 것을 알아봤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엄마는 아이들을 당신이 키우시겠다고 하신다.
조카들도 좋아하고...
그러나, 내가 키울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면...그 아이로 하여금 동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태어나면서부터 당연하게 여기도록
할 것이다.
그렇다,,,,,,아마도 난 수퍼우먼이 되어야할 것이다.
그러나, 나만 수퍼우먼이 되어야하는 것은 아니기에..
기꺼이 수퍼우먼이 될 것이다.
그러나, 힘들다는 생각이 들면 그와 뭐든 대화로
새로 룰을 정하면 된다.
그의 삶을 내가 계획하고..
나의 삶을 그가 계획하고..
그렇게 우리는 아마도 행복하게 살 것 같다...
아마도 막상 결혼하면 생각지도 못한 갈등상황
생길 것이다.
그러나, 모든 문제점은 최선의 해결책도 있는 법이다.
그가 날 사랑하고 아끼고
내가 그를 사랑하고 아낀다면..
세상 어떤 고난도 결국에 극복하고
환하게 웃으면서 손을 잡고 계속
함께 인생이라는 넓은 바다를 항해해 나갈 것이다.
-끝-
아주아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
~.~;;
추신 : 남자친구 이야기는 이걸로 끝~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란 남자다.
고시공부를 하기에..
부모님과 떨어져서 혼자 신림동
고시촌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를 알게 되면서 난 고시생들이
얼마나 공부를 안하는지 알고 잠시 놀래기도 했었다.
너무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모습에
일부러 피하기도 했었는데...
저돌적으로 다가왔기에..서서히
나도 빠지게 되었다.
그가 했던 말때문에...
"여동생이 결혼한다고 해서 매제될 사람을 만났는데
교제기간도 짧은데 결혼하기는 그렇지 않냐는 질문에
결혼할 여자를 알아보는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라고 했는데 그 말 지금 이해가 된다"
요 말 때문에...-.-
사실,,그가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결혼이야기를 꺼냈을때는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도 있고..
고시생이 결혼을 해서 안정적으로 공부를
하려나보다....말도 안돼...라고 생각했었고
결혼얘기를 꺼내면 거부반응을 보였었다.
그러나, 내 생활 전반에 걸쳐서 집요하게
잔소리하고...고치려는 그 모습에...
마냥 착한 남자가 좋다고 생각했던
내 사고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똑소리나고...못된 소리도 거침없이 하는 그...
우리 집에 와서는 바로 이동장을 찾아서
샤미를 데리고 가버린 그...
할머니가 짱순이를 요구했을때처럼 당황했었다.
누군가에게 제일 소중한 것을 달라는 말은
쉽게 하지 못하는데..너무도 쉽게 하는 그에게
처음에는 상당히 적응하기 힘들었다.
내가 운동을 시작한 것도...
그의 이상형은 운동하는 여자이기 때문이었다.
한 귀로 듣고 흘리기에는 간섭이 장난이 아니었다.
심지어 운동을 안한다고 화도 마구 냈었다.
참 어이가 없었다.
그러나, 언젠가 운동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은
항상 마음 속에 있었기에...
결국에는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우리 집에 왔을때 그에게 내 방을 안 보여주려고
사수했었지만..내가 한 눈을 파는 사이에
내 방을 보고야 말았다.
그가 내뱉은 말...
"지금까지 살면서 본 방중에서 이렇게 더러운 방은
처음 봤어......"
-.-
나도 내 방이 더럽다는건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날은 그다지 더럽지 않은 날이었음에도..
그는 상당히 놀란 표정으로 아주 진지하게 말을 했었다.
그때부터는 나의 지저분함에 대한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우리의 대화를 누가 엿들었다면 웃었을 것이다.
암튼,,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타인의 말에 방청소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는데..
(그리고 내 친구들은 그걸 당연하게 여기고
내 차를 타면 일단 청소부터 시작하는 버릇이 있다.-.-)
그가 너무 집요하게 간섭을 해서 그런지...
아니면, 나도 이제 깔끔하게 살아볼까나..라는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던 무렵이라서 그런지..
나는 방청소도 하기 시작했다.-.-v
여자들 마스카라하니까 이쁘더라는 그의 말에는
순간 버럭 화를 냈었지만..
결국 지금 마스카라를 바르면서 눈매가 너무도
달라보여서 나도 즐겁게 바르고 있다.-.-
그렇게 나에 대한 그의 조련은 끊임이 없다.
난 옛날부터 듣기 좋은 소리만 하는 사람보다는
입바른 소리를 많이 해주는 친구를 더 좋아했었다.
그래서 아마도...그의 잔소리가 씨가 먹혔던 것 같고..
조금씩 남들처럼 살아가는 모습을 갖추는 내 자신에게
나도 대견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물론, 과거에 얼마나 방탕하게 살았으면 아직도
고시공부를 하냐는 은근한 놀림..
나도 마구 한다.-.-v
그렇다. 그는 방탕하게 살았던 것 같다.
그가 말하는 그의 과거이야기를 들으면 절로
입이 벌어질 정도이다.
그럼, 나도 질세라..나의 방탕했던 과거이야기를 한다.
그런 대화를 나누고도 우린 서로 웃으면서 놀린다.-.-
우린 참 많이도 다르다.
그는 대학시절 같이 자취를 했던 아주 착한 친구를
보고 못된 자신의 성격을 많이 고쳐야겠다고 생각했었고
많이 고쳤다고 한다.(믿을 수 없지만...)
반대로 나는 항상,,,바보처럼 살지 말라는 말을 들었었고
이제 약게 살아야겠다...꼭..그런 각오를 하지만
무너지곤 했던 삶을 살았었다.
그렇기에,,,,우리는 서로의 가진 모습에
적응하는데 꽤 힘들었던 것 같다.
그러나, 서로가 가진 장점을 보면서 각자가 가진
단점을 고치고 조금씩 융화되었던 것 같다.
물론, 최근까지도 이 남자랑 헤어져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날 지배할 정도로 난 심적 갈등을 많이 겪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이 들수록,,,,
만약에 세상에 정말 인연이 있다면
우리가 인연일거라는 생각은 줄어들지 않았다.
아니,,,,그도 그렇고 나도 점점 강해지기만 했다.
그는 A형이고 나는 AB형이다.
그가 제일 싫어하는 피가 AB형이란다.-.-
쩝...
싸울때는 피까지 들먹인다.
우리 엄마도 AB형을 제일 싫어했는데
결국에 우리 가족은 엄마빼고는 몽땅 AB형인걸..ㅋㅋ
암튼, 루루홈 식구들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음을
밝힌 것도....최근에서야 나는 완전히 그를
인정하기로 마음을 먹었기 때문이다.
다른 커플들은 잘 모르겠다.
우리는 많은 대화를 나눈다.
싸우면, 바로 대화로 푼다.
꿍하게 냉전기간을 두지 않는다.
물론, 그렇게 된데에는 내 가치관이 크게 좌우를 한 것 같다.
누구 잘못인지 잘잘못을 따져야지.....냉전????
난 그런 사고방식이다.
반대로 그는 지금까지 사귄 여자와 헤어진 이유를 보니
너무도 얼토당토한 말이나 행동을 하는 그에게 여자들이
삐져서 말도 안하고 지내고...그로 인해서 그도
말도 안하고...그렇게 관계가 차츰 소원해져서 헤어진 것 같았다.
난 그 여자들 심정 십분 이해가 된다.
그는 이기적이고 욕심쟁이다.
자기가 틀려도 죽어도 인정하지 않으려고 우기는 경향이 있다.
글이 너무 길구나..쩝...
그치만, 나의 일상에 관한 이야기..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그와 나의 미래는???
글쎄다...남녀관계는 한치 앞도 알 수 없다고 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그의 성격을 모두 받아줄 수 있는 여자
쉽게 찾을 수 없을듯하다.-.-
마찬가지로, 나의 모습을 보고 100% 이해를 해주는
남자도 찾는게 쉽지 않을 듯하다.
그도,,,나도,,,우린 헤어질 수 없는 인연임을 강하게 느낀다.
그러나, 결혼을 생각하면 난 가끔 혼란스럽다.
지금은 그가 결혼 후 이야기를 꺼내면
나도 꽤 많이 적응은 했지만..아직도 완전히
결혼한 내 모습을 상상하기란 어렵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이모가 해줬던 말이 생각이 난다.
"인연을 만나면 이 남자랑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법이다..."라고 했던 말...
결국에 별 일이 없으면 우린 결혼을 하게 될 것이다.
한번은 그가 밤에 배가 고파서 내게 전화를 해서는
감자를 어떻게 삶냐고 물었었다.
난 잠시만....이라고 대답하고 엄마한테 물어봤다.
그러나, 단순히 물의 양만 신경쓰면 될줄 알았는데
엄마가 하는 말은 무지 복잡하게 들렸다.
그래서 그에게 밖에 나가서 사먹으라고 했다.
잘 모르겠다구...-.-
만약에 다른 커플이라면 아마도..
여자가 그것도 모르냐?
모르는게 어때서? 등등...의 대화가 오고 갔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일단 우리 둘 다 잘 모르니 그냥 넘어가고
그 후에....우리가 몰랐던 부분에 대해서 대화로서
답을 찾아낸다.-.-v
못된 성격을 가진 그의 큰 매력중에 하나이다.
그가 처음 우리 집에 왔을때...
엄마,아빠의 표정..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부모님도 내 결혼에 대해서는 거의 포기를 했는데
딸이 집에 남자를 데리고 오다니...
그때 부모님의 어리둥절해하시는 모습..
이게 꿈이 아닌가..하는 모습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는 우리 부모님께 듬직한 모습을 보였었고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내 기분 또한 뭔가 알 수 없는
흐뭇해짐을 느꼈었다.
그의 이런 저런 요구에.....사랑하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해야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던 내게..
그는 그랬었다.
"사랑하면 상대방이 원하는 걸 해주고 싶지 않을까?
너도 나한테 바라는거 있으면 말해~"
맞다..그 말이 맞는 것 같았다.-.-
합리적으로 말하면 인정을 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사귀는 초반에 그가 내게 많은 잔소리를 했던
기간이었다면,,지금은 내가 잔소리를 많이 한다.
고시생이라면 밥만 먹고 공부만 하는줄 알았는데..
그는 참으로 농땡이다.
저렇게 공부해서 뭘 하겠냐..
붙으면 그건 사기다....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지금은 생각이 좀 바뀌었다.
귀한 장남이 원하는 것은 뭐든지 들어주는 분위기에서
그는 너무 안일하게 공부를 했었고...잠깐 바짝 공부를
하고 나서 결과가 좋지 않으면 실망하고..
그리고 공부에 대해서 잊고 다른 길로 새고..
그런 일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특히나 고시생이 줄기차게 연애를 했다는 것만 봐도..
날 꼬시려고 노력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그에게....이번에 안 붙으면 다시 고시공부하는거 난 반대다..
라고 했었다.
난 진심으로 바보같은 집착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말한건데.........
그가 그 이후로 좀 변한 것 같다.
그도 마찬가지로 합리적인 내 잔소리에는 찍소리 못한다.
내년에 있는 시험은 그렇다쳐도...내후년까지는 반대라는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아마도 내년에 결과가 안 좋다고
해도 그는 내후년에도 도전을 할 것 같다.
일단, 그는 고시공부외는 할줄 아는게 없고, 아마도 그의
부모님도 그걸 바라실 것이기에..그는 그만두지는 않을 것이다.
그의 부모님이 자식덕을 보자고 그러시는 것은 아니다.
다만,당신들이 공부에 대한 한이 있으셔서..
장남이 공부하는걸 아주 좋아하신다.
오히려 공부 그만 할까..라는 그의 말에 꼭 붙을거라고
격려를 해주시는 분위기다.-.-
나도 내년이든 내후년이든,,,,,그가 결국에 시험은
패스할 것 같다....
난 그가 인권변호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수많은 가난하고 힘이 없어서 더 억울한 그런 사람들을
돕는데 남은 여생을 바치려는 그런 멋진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와 결혼하면 우리는 서울에 살게 될 것이다.
이미,,,,함께 살 보금자리에 대한 대화도 끝낸 상태다.
물론, 그가 장남이기에....그의 부모님과 같이 살아야할
날도 오겠지....
그런 날이 온다면 난 꼭 확인해보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여자들이 결혼해서 효녀가 된다는 말..
정말인지.....직접 확인해보고 싶다.
그가 사시를 패스하고 연수원에 다니게 되면
그의 월급은 백만원 정도라고 한다.
그의 첫 월급은 그의 부모님께..그리고 두번째 월급은
우리 부모님께.....드리기로 약속도 해놓은 상태다.
그를 알기 전에는 툭하면 내게 시비를 걸던
부모님이 지금 많이 변하셨다.
특히나, 내가 많은 면에서 '인간'의 모습을 서서히
찾아가는 모습을 보고 그에 대한 믿음이 더
강해지신 것 같다.
난 그와 싸우면, 그의 불리한 점을 엄마한테 말한다.
그게 말이 되냐고?? 얘기하면서....
그럼 우리 엄마는 그의 편을 든다.-.-
내가 지금까지 만난 인간중에 가장 못된 성격을 가진 그..
그러나 우리 엄마가 권사님이 되신 날..
우리 친오빠네에서 전화도 안와서 엄마가
속상해하실 때..
자신이 떳떳하게 전화를 할 상황이 아닌데도
우리 집에 전화를 걸어서 엄마를 기쁘게 해드렸다.
그런, 남자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외국에 나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고..
가끔 나 스스로 나의 효심에 놀라기도 하는 요즘이다.-.-
훔냐....글이 무지 긴 것 같다.
그러나, 오늘 한번만 남자친구 이야기를 하고
이제는 하지 않을 것이기에.....길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는 강아지 셋..고양이 셋이 있다.
강아지 셋은 내가 키우고 있지만
고양이 셋은 그가 키우고 있다.
그가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그의
어머니는 그의 집에 오지 못하셨다.
그의 어머니는 동물을 싫어하시기 떄문에
그가 오지마시라고 한 것이다.
아마도 그의 부모님과 같이 사는 기간동안은
내 강아지들은 지금 우리집에 있어야할 것이다.
그러나, 요즘 부모와 신혼부터 평생 같이 사는 자식은 없다.
그걸 바라는 부모님도 흔하지 않은 세상이다.
그의 고양이는 하나이고..나머지 두 녀석은 내
고양이라는 사실을 그의 어머니는 알지 못할 것이다.
고양이 셋은 철저하게 그가 좋아서 우겨서(-.-)
키우는 것으로 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의 강아지들....
나의 강아지들은 내가 보살필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보금자리에서 제일 큰 방을 아이들
방으로 하기로 이미 약속을 했다.
대부분, 결혼한 부부가 키우는 동물을 계속 못 키우는 이유는
양쪽 부모님들의 잔소리도 있지만..
결국에 아이가 생기면서 자신들이 감당하기 힘들기도 하고
새로 태어난 아기의 자리가 너무 커져서 그런 것이다.
내가 그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것도
그가 원하는 것을 잘 들어주면 마찬가지로 내가
원하는 것도 현명하게 관철시키려고 노력하면
씨가 먹힐 성격이라는 것을 알아봤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엄마는 아이들을 당신이 키우시겠다고 하신다.
조카들도 좋아하고...
그러나, 내가 키울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면...그 아이로 하여금 동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태어나면서부터 당연하게 여기도록
할 것이다.
그렇다,,,,,,아마도 난 수퍼우먼이 되어야할 것이다.
그러나, 나만 수퍼우먼이 되어야하는 것은 아니기에..
기꺼이 수퍼우먼이 될 것이다.
그러나, 힘들다는 생각이 들면 그와 뭐든 대화로
새로 룰을 정하면 된다.
그의 삶을 내가 계획하고..
나의 삶을 그가 계획하고..
그렇게 우리는 아마도 행복하게 살 것 같다...
아마도 막상 결혼하면 생각지도 못한 갈등상황
생길 것이다.
그러나, 모든 문제점은 최선의 해결책도 있는 법이다.
그가 날 사랑하고 아끼고
내가 그를 사랑하고 아낀다면..
세상 어떤 고난도 결국에 극복하고
환하게 웃으면서 손을 잡고 계속
함께 인생이라는 넓은 바다를 항해해 나갈 것이다.
-끝-
아주아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
~.~;;
추신 : 남자친구 이야기는 이걸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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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입일 : 2002-10-02 05:3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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