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투이슈/개가 상상임신을?…입덧·만삭

개가 상상임신을?
　
개를 키우지 않는 사람에게는 이해가 안 가는 이야기지만
암캐를 키우는 애견인들은 흔히 경험하는 일이다.
　
교미를 시킨 일이 없는 개가 젖이 부풀고 배가 불러오는 등
임신한 개에게서 볼 수 있는 신체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상상임신(가임신)이다. 이런 일을 처음 겪는
주인으로서는 '어찌된 일인가. 밖에서 몰래 사고라도 친 건가'
하며 당혹스러워하기 마련이다. 아이를 얻을 생각이 없었던
터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런 거짓 임신증세는 두달쯤
지나면 거짓말처럼 사라진다.
　
그러면 개는 왜 상상임신을 하는 것일까?
혹자는 상상임신을 동물의 현대병 중 하나라고 한다.
실내에서 길러지면서 자유롭게 짝짓기를 할 수 없는 데서
오는 부작용이라는 것. 많은 실내견들이 불임수술을 받고
있지만 수술을 받지 않은 개에게는 어김없이 찾아오는
발정기가 화근이다.
　
암캐는 생후 8개월에서 12개월 사이에 첫 발정을 하고
보통 8개월마다 발정주기를 갖는다.
영양상태에 따라 1년에 3번 발정기가 오기도 하고
소형견이 대형견보다 더 빨리 성숙해지는 경향이 있다.
　
개나 사람이나 임신 과정은 비슷하다. 배란기에
난자 방출로 황체가 형성되고, 황체에서 임신유지호르몬
(프로게스테론)이 분비되면서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하는
임신 과정을 거치게 된다. 여기에서 사람은 임신이 안될 경우
항체가 다시 난소로 바뀌지만 동물은 임신이 안되더라도 계속
항체가 남아 임신호르몬이 분비되면서 몸이 임신상태처럼
반응하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동물의 난소 기능장애에 따른 병인 셈인데,
이제 발정기 암컷이 흔히 겪는 증세처럼 돼버렸다.
　
상상임신 중인 암캐의 구체적인 증후로는 외부생식기 팽창,
유선 발달, 입덧(사람처럼 헛구역질을 한다) 등이 있고
배가 불러오면서 침대 밑이나 구석진 곳에 몸을 숨기고
분만 자리를 만드는 행동을 한다.
또 인형이나 슬리퍼 등 부드러운 물건을 아이인 양 품고
그것을 뺏으려 들거나 건드리면 으르렁거린다.
정상임신의 분만시기가 되면 있지도 않은 아이를 낳느라
진통까지 하는 개들도 있다.
　
진짜 임신과 가짜 임신을 구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배가 불렀어도 몸무게를 달아보아 체중변화가 없으면 가짜.
손으로 배를 만져보아도 아기강아지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수 있다.
임신기간인 40∼50일이 지나면 부풀었던 배는 홀쭉해지고
언제 그랬느냐는 듯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오지만
건강상 무리가 많다. 상상임신을 겪는 동안 자궁이 팽창되기
때문에 세균 감염에 따른 염증이 우려된다. 가임신은
되풀이되기 쉬워 자궁축농증 같은 자궁질환이나 유방암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잦은 상상임신 자체가 생식기 이상에서 오는 것일 수
있으므로 병원상담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 굿데이 윤현수 기자 200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