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덧에 걸린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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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미 4,457 4 2003.11.28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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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 끝없이 울려대는 고양이 소리
야돌씨가 내려갔다 오더니 고양이 아가가 본드같은거에
붙여져서 온몸을 쓰레기로 칭칭 감아진채 울고 있다는 거야
나는 부랴 부랴 내려갔어
그런데 너무도 끔찍한 상황이 벌어져 있는거야
처음에는 본드인줄 알았어. 그런데 고통스러워 하는
고양이를 자세히 보니까 본드라하기에는 너무 하얗고
너무 끈적이는거 있지
쥐잡는 찐드기라고 하더라구
너무도 강력해서. 철석 하고 달라붙으면 안떨어진다는거야
그런데 어떤 사람이 이랬을까.
아무리 그래도 구해줄수 있었을텐데 살아있는 생명인데
덧에 걸렸다고서니 쓰레기처럼 버려둘수 있는건가 말이지
우리 손님중 한분이 119에 대신 전화해주었는데
 119에서는 취급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구.
자기네들이 이런것 까지 해야하냐고.
그리고 이러다 불나면 이 동물 하나때문에 자기네
할일을 못한다는 거지
친절하게 말해주었지만. 맘이 좀 안좋았어
구조대원들이 그러더라
치료비며 뒷일을 우리중 누군가가 책임을 진다고 해야만이
오겠다는 거야 그래서 내가 책임지고 내가 병원비 낼테니까
오라고 했어. 차가운 곳에서 어린 고양이가 떨길래 일단
가게 안으로 데리고 들어와서 몸에 붙은 박스와 비닐들을
뜯어내는데 너무도 고통스러워 하는거야
눈물이 날뻔했어. 오늘새벽에는 비도 왔었거든
일단 병원에 데리고 갔는데 의사샘도 어찌할바를 모르더라구
한참을 고민하더니 도둑고양이인데. 이 고양이 키울꺼냐고
묻더라구 사실 난 솔직히 말하면 고양이를 어렸을때부터
무서워 했어 그래서 그런다고 말도 할수 없었고 그러고
싶은 마음이 안드는거야
 그래서 모르겠다고했더니 이 고양이를 생각해서라도
안락사를 해서 좋은 곳에 보내야 한다는 거야
그때 그어린 고양이의 눈과 마주쳤는데 도저히 도저히
그럴수가 없었어.
특히 우리 야돌씨가 반대하면서 어떻게 그래도 살아보겠다고
저렇게 울어대는데
아직도 살아있는데 안락사를 하느냐고.
그래서 일단 그 엄청난 찐드기들을 털에서 잘라내야 했어.
자그마치 4시간이 걸렸던것 같아.
우린 꼬박 날새고. 마취가 덜풀린 그 어린 고양이를 데리고 가게로 왔는데  이상하게 눈물이나더라
머가 어떤것이 옳은건지 잠시 고민도 했어
나도 모른척 했어야 했던게 아니였나 싶기도했었어
그런데 도저히 그럴수가 없더라
지금 그 어린 고양이는 물도 먹고. 주는 음식도 먹는데
아주아주 격적이야
 추울까봐 머하나 덮어줄래도 해치려 한다고 생각하는지
공격하려하는거야
사실 손을 조금 긁히기도 했어
오늘 난 너무도 많이 가슴이 아픈날이야
어린 고양이 일도 그렇고  물질적인 부분에서도 그렇고
그래서 더 슬프고 또 눈물이 나오는지 모르겠어
오늘도 난 간신히 처리해야 할일을 마무리 하고서야
여유로운 미소를 띄울수 있었어

오늘 사람들의 무관심을 봤어. 죽어가는 고양이를 보면서도
너무도 태연하게 말하는 어른들. 그래 나도 어른이지만
그런 사람들이 너무 너무 싫어지는거야
그들은 나보고 그러겠지 유별나다고. 그냥 도둑고양이일뿐이라고
참나 유난도 스럽다고.... 그래도 좋아
오늘 야돌씨와 나 우리들 끼리만은 작은 미소를 지을수
있었으니까...
그들이 무어라 한다고해도......

저 어린 고양이가 얼른 다시 세상에 나가서
열심히 뛰고. 또 열심히 돌아 댕겼으면 좋겠다

우리모두 세상에서 말이지 저 덧에 걸린 고양이처럼
삶의 덧에 걸려 있다면 우리 살고자 몸부림 처보자
그럼 누군가 누군가가 분명 우리의 살고자 하는 소리를
듣고 도와줄꺼야..

그리고 먼저 덧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며 
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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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4

유은미님의 댓글

유은미 글쓴이 2003.11.30 00:22

음 2틀동안 우리가 데리고 있었어 그런데 역시 도둑고양이란 생각이들어 이녀석 마취풀리고 좀 살만하니까. 내가 음식주려는데 내손을 할퀴는거야. 그리고 두려워해. 다행이 움직임이 정상이 된것 같아. 오늘 바깥에 내려놓았어 그런데 기다렸다는듯이 인사도 없이 재빠르게 사라지더라구. 야돌씨와 나 . 또한번 웃으면서 그녀석이 절대로 다시는 그런 황당한 일이 없기를 바래봤어 그리고 고양이는 모르겠어. 잘키울수 없을것 같아. ㅎㅎㅎ 루루가 또 야옹아하고 부르기만해도 질투를 해서 난 루루하고만 살래 히히 그리고 사실 처음에는 내가 이게 멋하는짓인가 했는데 어린 고양이가 살아나서 팔팔해진걸 보니까 그래도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

넬리母님의 댓글

넬리母 2003.11.29 04:37

역시.....똘망이하고 야돌씨답구나...ㅠ.ㅠ 살겠다는 울부짖음을 외면할 수는 없었을거야. 한번도 살아있는 동물을 키운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스쳐지나갈 수도 있었겠지만 우리는 적어도 그게 아니니까.. 똘망이 아주 잘했어...... 앞으로 당분간 지켜봐야겠구나.... 아직 어린 아기라서....일단 정신을 차리고 나면 어떨지.. 그 아기가 똘망이와 야돌씨의 관심으로 다시 넓은 바깥 세상으로 나가서 자유롭게 살지.. 아니면 놀랍게도 루루의 친구가 될지.... 그건 더 두고봐야겠지... 고양이의 습성상...자기가 원하면 언제든지 나갈테니까... 똘망이!! 당분간 소식 자주 올려주라..알겠지? 그 고양이아기에게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관심가지고 지켜보고 싶어...그러니 꼭 소식 자주 올려줘. 만약에 그 아기가 가게를 나갈 생각도 하지않고 루루가 그 아기를 너무 좋아한다면???? 후후.. 나도 고양이 키우잖아...맨날 애들 방에 들어가면 샤미가 나한테 달라붙는게 정말 유별나... 혹시나....그 고양이가 집시과가 아니고 루루의 친구로서 똘망이 앞에 나타난 것이라면 내가 많은 도움줄께.. 흐흐흐...물론 똘망이가 그 고양이아기 평생 책임지고 키웠으면 해~~ 라는 말은 절대 아니니까 어쩌지..하면서 걱정은 하지 말구...알겠지? 살아가면서 모르는 사람에게....친절을 베푸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몰라. 비단 사람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닐거야. 똘망이와 야돌씨에게 오늘의 일이 작은 미소지만 오래 간직되는 그런 뿌듯함이 묻어있는 미소가 될거야. 아주 잘했어~~~~~~ 쪽!!! ~.~:;

콩님의 댓글

2003.11.29 01:27

전에 우리 신랑 결혼하기전에 키우던 요크셔테리어가 시골갔다가 쥐덫진드기에..똑같은 상황이 됐었어.. 다행히 머리가 좋은지 양말인지 장갑인지를 물어다가 진드기에 붙여놓고 더이상 몸이 달라붙지 않게 버티고 있더래.. 그 강아지 이름이 초롱이 인데.. 밀가루를 온몸에 붙여놨다가 몇일후 털이 자라고 난뒤 빡빡이로 밀었죠.. 그뒤로 건강히 잘살다가 생리할때 시집안보내서그런지 가출했답니다.........갑자기 초롱이 생각나서..써봤음. 근데 은미언니 대단하다..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책임질수 있다는거말야... 난 내가 좋아하는거 아님 절대 못하는데... 맘이 아프면서도 흐뭇한 글이다. ^^

제주바당님의 댓글

제주바당 2003.11.28 15:29

역시 그댄 천사였어.... 나 스스로 자문해봤어 ...난 과연 어쩔수 있었을까... 그 모습이 너무 참혹하다 생각되어 피하기에만 급급하진 않았을런지 은미의 착한 맘씨보니 내가 한없이 부끄러워지기만 하다 애기고양이 지금 보실필려면 무지 힘들겠다 그래도 맘 먹고 덤볐으니 잘 보살펴서 아픈고양이가 자유찾아 낭만고양이로 돌아갈수 있게 수고 좀 해주셔 아마 큰 복 받을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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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댓글+1🏆 사랑이라는 이름의 귀여운 반항아 넬리母 2003.11.29 3,73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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