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붐2"는 1편에서 사춘기를 겪던 주인공 비크가 한 단계 더 성숙해진 시점의 사랑과 이별을 다룬 작품이다. 풋풋함과 설렘이 중심이었던 전편과 달리, 후속편에서는 감정의 깊이와 관계의 복잡함이 강조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Your Eyes〉는 결정적인 의미를 가진다. 곡이 흐르는 장면들은 단순한 로맨틱한 순간이 아니라 첫사랑 이후에 맞이하는 감정의 잔향과 상실, 그리고 성장의 아픔을 상징한다. 잔잔하면서도 서정적인 신시사이저 선율과 절제된 리듬은 과장되지 않은 감정을 담아내며, 관객으로 하여금 장면을 ‘보는 것’을 넘어 ‘느끼게’ 만든다.

〈Your Eyes〉의 음악적 특징은 80년대 유럽 신스팝 특유의 따뜻함과 몽환성에 있다. 디지털 신시사이저 사운드를 사용하지만 차갑지 않고, 오히려 아날로그적인 여운을 남긴다. 반복되는 멜로디는 기억 속 감정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가사는 직접적으로 사랑을 외치기보다는 시선과 침묵, 말로 다 하지 못한 마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이 점이 영화의 분위기와 정확히 맞물리며 곡이 끝난 뒤에도 장면과 감정이 오래 남는 이유가 된다.

이 곡을 만든 밴드 쿡다북스(Cook Da Books)는 영국 출신의 팝 밴드로 대중적으로는 이 영화 음악을 통해 가장 널리 알려졌다. 쿡다북스는 1980년대 초반 신스팝과 뉴웨이브의 흐름 속에서 활동했으며 감각적인 멜로디와 영화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데 강점을 가진 팀이었다. 이들은 차트 중심의 화려한 성공보다는 특정 작품과 강하게 결합된 음악으로 기억되는 유형의 밴드에 가깝다. 〈Your Eyes〉 역시 단독 히트곡이면서 동시에 영화와 분리해서 생각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사례다.

쿡다북스의 음악은 전체적으로 감정의 과잉을 피하고 절제된 낭만을 유지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이는 라붐 2가 보여주는 청춘의 결말과도 닮아 있다. 모든 사랑이 완성으로 끝나지는 않지만 그 과정 자체가 삶의 중요한 일부라는 메시지를 음악이 조용히 보조한다. 그래서 〈Your Eyes〉는 단순한 러브송이 아니라 지나간 시절을 떠올리게 만드는 ‘추억의 음악’이라 말할 수 있다.

결국 〈Your Eyes〉는 라붐 2라는 영화를 완성하는 마지막 감정선이자 1980년대 유럽 청춘 영화 음악의 정수를 보여주는 곡이다. 그리고 쿡다북스는 이 한 곡을 통해 특정 시대와 감정을 영원히 고정시켜 놓은 밴드로 남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도 이 노래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영화의 장면과 함께 각자의 청춘 한 조각이 겹쳐 떠오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